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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8/03/08 <숨>

<숨>

2008/03/08 1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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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덕 감독에 대해서 잘 안다고는 말할 수 없지만, <수취인불명>을 고등학교때 본 이후로 엄청난 심리적 충격에 휩싸였던 기억이 있다. 그래서 김기덕 감독의 영화에 대해서 편견이 생겼다고 할 수도. 나에게 <수취인불명>이후의 김기덕 감독의 모든 영화는 내가 받아들일 수 없고 이해할 수 없는 갈등과 심볼리즘을 함축해 놓은 것일 뿐, 어떠한 감정적인 동요도, 지적인 해석도 불가능한 그저 짙은 패배감만 남기는 영화였다. 아직도 나는 <수취인불명>을 다시 볼 용기가 없다. 그때는 더군다나 사회적 역사적 지식도 전무한 상태였기 때문여 기억나는 것이라곤 그저 본 후 기분이 너무 나빴다는 것 뿐이다. 이후 본 작품은 <빈집>...공교롭게도 이 작품은 내가 가장 좋아하는 작품이다. 내가 뽑는 최악과 최고의 한국영화 두편이 같은 감독에게서 나오는 것은 무슨 조화인지 몰라..그 이후 <봄, 여름, 가을, 겨울...그리고 봄>을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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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취인불명>을 제외한 나머지 두편의 작품은 김기덕 감독에 대한 나의 편견을 어느정도 순화시켜 주었다. 현실에 대한 역겨움만이 짙게 느껴졌던 <수취인불명>, 이후 <빈집>에서도 보이기는 했으나 받아들일 수 있었다. 일단 <숨>에 대한 나의 느낌은 <봄, 여름, 가을, 겨울...그리고 봄> 과 <빈집>의 구조를 계속하고 있다는 점에서 좋았다. <수취인불명>이 현실의 역겨움과 일반적인 비관의 관점에서 이야기 한다면, 이후의 작품들은 치유라는 좀더 긍정적인 태도를 보인다. 정신적, 심리적인 치유의식. 내게 이 세편의 영화는 같은 것을 보고있다. 그런점에서 나는 감독의 이러한 방향이 반갑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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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영화가 보여주는 모든것을 이해한다고 하기에 나는 아직 너무 어리다고 생각한다. 나보다 훨씬 큰, 아니 어쩌면 인간보다 더 큰 개념의 이해를 요구하는 김기덕 감독의 영화는 꼭 공부하는 기분으로 보게 된다. 사실 <숨>도 미루고 미루다가 보았다. 왠지, 또다른 수취인불명이 된다면 보지 않는것이 나았다고 생각 하게 될 것이 뻔했기 때문이다....

에, 또 오늘 저녁 들은 뉴스로는 뉴욕의 MOMA에서 김기덕 감독의 회고전이 곧 열릴 계획이라고 하니, 나름 반가운 소식.
"내가 없어요" 라고 말하며 우는 연이의 씬은 얼마동안 기억에 남아 날 괴롭힐 것 같다. 불교사상이 명확히 깔려있는 그녀의 절규가, 죽음의 순간에서 묘사된다는 것은 어떤면에서 아이러닉하지 않은가. 결국 죽음만이 인간이 열반에 오를 수 있는 유일한 길이란 말인지...그러니까 불가능 하다는 것이다. 또, 사형수의 교도소 수감 생활이 수도승들의 수도생활과 비숫하다는 생각을 했다. 대사 한마디 없는 장진과 그를 사랑하는 또다른 수감수. 내가 김기덕 감독의 영화중 가장 좋아하는 점이 바로 대사 한마디 없이도, 아니 대사가 없기 때문에 전해지는 캐릭터들의 감정적 교류이다. 이런 점에서는 숨 보다는 빈집이 압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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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 여러모로. 김기덕 감독의 영화이기 때문에 본 작품이다. 그래도 난 아직 <빈집>이 가장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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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gin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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